우리는 매일, 매 순간 결정을 합니다. 아침에 무엇을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 누구를 만날지, 어떤 진로를 선택하고, 매 순간 어떻게 행동할지,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선택에서부터 우리의 미래와 인생 전체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일에 이르기까지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복잡하고 다면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결정에 따라 우리의 삶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의사결정은 비슷한 혹은 같은 상황에 놓여 있어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결정을 내기리 마련인데, 그만큼 그 이면의 심리가 무언가를 선택하는 데 있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인지적, 사회적, 감정적 요인을 밝히는 과정을 알아볼 것입니다.
1. 의사결정의 인지 과정
본래 의사결정을 할 때,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가장 합리적이면서 적합한 행동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일련의 인지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의 제한된 합리성 개념은 인간은 시간 제약과 인지적 한계로 인해 의사결정을 할 때 완전히 최적화된 것을 선택하기보다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여겨지는 적절한 수준의 옵션을 선택, 즉 그 수준에 안주하는 방식의 결정을 한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름길, 즉 경험을 근거로 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기 쉬운데, 그런 경우 편견과 오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인지 메커니즘을 잘 이해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정보를 처리하고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 의사결정에 대한 정서적 영향
의사결정을 하는데 우리의 감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왜냐하면 의사결정을 할 때 마음만큼은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기를 원하고, 그런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경험에 근거한 감정이 우리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미묘하면서도 강력한 방식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의 신체 표지 가설은 감정이 다양한 선택의 결과를 예측하도록 해준다는 것을 시사해 줍니다. 이러한 감정 상태와 관련된 신체 감각을 “신체 표지”라고 하는데, 우리가 신속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직관적인 가이드 역할을 해 줍니다. 이를테면, 불안감이나 불편함은 잠재적인 위험 또는 그 위험을 알려서 특정 선택을 피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고, 반대로 흥분이나 즐거움은 기회나 보상을 알려 주고, 특정 행동을 추구하도록 장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노, 두려움, 욕망처럼 강한 감정의 경험은 충동적이거나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 수 있어서 합리적인 사고 과정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거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분노하거나 좌절의 순간을 경험하게 되면 행동의 결과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충동적으로 비난을 퍼부을 수 있고, 또, 두려움의 감정은 성장이나 성취처럼 긍정적인 결과로 이끌 수 있는 필요한 위험이기도 한데, 그 결과를 예상해 보기도 전에 그저 두려움이라는 위험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그것을 피하려고만 하는 성급한 결정을 내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확증 편향이나 정서 휴리스틱과 같은 인지 편향은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더욱 왜곡된 결정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확증 편향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신념 혹은 감정 상태를 확인하는 정보를 찾도록 유도하는 반면, 감정 휴리스틱은 객관적 사실 혹은 증거가 배제된 채 현재의 감정이 어떠한지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감정에 치우친 결정이 완벽하진 않아도 감정은 의사결정에 있어 매우 귀중한 정보 소스와 통찰력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감성 지능과 자기 인식을 배양해서 자기 자신의 감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기만 한다면 감정에 치우친 결정이 아니라 이성과 직관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3. 불확실성 하에서의 의사결정
삶은 언제나 불확실합니다. 그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언제나 어려운 일입니다. 불확실성은 말 그대로 결정과 그에 따른 결과를 예측할 수 없거나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정보가 충분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종종 의사결정을 단순하게 하려고 하지만 편견과 오류로 이어질 수 있는 경험에 의존합니다. 예를 들어, 가용성 휴리스틱은 개인이 기억 속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에 근거하여 판단을 내리게 하고, 종종 생생하게 남은 기억이나 최근에 일어난 사건의 가능성을 과대평가합니다. 그 때문에 불확실성 하에 결정을 내리고자 한다면 다양한 잠재적인 위험과 이점을 서로 비교해 보면서 다양한 결과의 가능성을 예측해 보고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4. 의사결정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영향
우리는 결정할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문화에 깊은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가족, 지역 사회, 더 넓은 사회 전체에서 요구하는 특정 규범과 기대하는 약속을 지키도록 사회화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대는 인간관계와 직업의 선택, 소비 습관, 사소한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문화적 규범 역시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처럼 개인주의 문화권에서는 개인의 자율성이나 자기표현이 자유로워서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의 욕구와 목표가 우선 시 되는 선택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와 대조적으로, 일본처럼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집단의 조화와 사회적 결속이 우선 시 돼서 자신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행동으로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고려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한 가지 더하자면, 우리 주변에 있는 동료의 압력도 우리의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동료로부터 어떤 결정을 내리도록 직접적인 압력을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주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나 자신에게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나 선호도와 좀 다르더라도 동료를 의식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5. 의사결정 전략 및 개선 사항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문화적인 영향의 역학을 이해하고, 우리가 하는 행동이 어떤 요인에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인지 살펴보면 좀 더 의식적이면서 의도적인 선택, 좀 더 개선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문화적 영향은 다양하게 섞이고 꼬여있는 그물에 비할 수 있는데, 이 그물을 잘 탐색해 보면 보다 윤리적이면서도 진실하고, 우리의 가치와 하고자 하는 열망에 가장 적합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의사결정의 심리학을 탐구해 보면 우리의 선택을 결정짓는 인지적, 감정적, 사회적 요인의 복잡한 상호 관계가 드러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근본적인 메커니즘과 영향력을 이해하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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